유튜브는 영문으로 쓰면 YouTube 이렇게 쉬운데, 발음이 정말 힘들다. 그러니까 뭐 유튜브 자체가 국내에 많이 언급되지 않고 '대형 해외 UCC' 정도로만 많은 아저씨들에게 어필하여 그 존재감만 주던 시절에는, (그래봐야 겨우 일년 정도된 때지만) 회의 시간에 간혹 등장하는 이 서비스의 이름은 발언자에게 있어서 일종의 쉼표와 같은 역할을 했었다. (그렇다, 반드시 오프라인 상에 존재하는 리조트만이 긴 연설문의 쉼표와 같은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괜히 유튜브 (그리고 내 주위에는 아직도 유튜브를 유투부, 우튜부, 우뷰뷰, 유유으헤헤헤 등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많다. 어쨌거나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발음은 아직까지 익숙치 않은 (어쩌면 여전히 나한테만 발음이 익숙치 않은) 유튜브에서 대담하게 IE6에 대한 지원을 더이상 억지로 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
빙고, 브라보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구글이 아니면 이런 똥배짱(?) 부리기도 힘들거라는 생각은 하는데, 유튜브의 전세계 사용자가 어마 어마한 규모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고,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사용자가 있을테니 어느 정도는 브라우저 점유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기대를 해 본다.
머, 물론 저런 '아주 작은 기대'도 사실은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 이미 파이어폭스를 근 6~7년째 써오고 있는 나도 주위 사람들에게 '새로운 브라우저'를 초반에 많이 권했었는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 물론 그 저변에는 우리 나라의 뭣 같은 웹 환경들이 한 몫을 한다.
흔히들 구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기 힘든 이유가 ActiveX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좀 아닌 듯 하다. 그냥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신들도 ActiveX가 없으면 서비스를 못하게 하는 못되먹은 사이트를 이용하느라고 계속해서 IE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를 뽑는 것 같은데,
일반 사용자들 -경험상 IE6의 점유율만큼이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대상으로 브라우저를 바꾸라고 권해줬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그것이 (현재로서는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 될 지언정) IE에서 모던 브라우저로 넘어가는 장벽이 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장벽은 '다르게 생긴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파이어폭스를 지인들의 PC에 설치해주고 써 보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이런 발언과 함께 아주 잠깐 동안의 FF 경험은 그냥 종료된다.)
- 네이버에서 클릭했는데 창이 안뜬다.(혹은 기존 창이 없어졌다)
- 별로 안 빠르다. 오히려 느리다.
첫 번 째 '창이 안 뜬다'는 건 바로 탭 브라우징을 이야기한다. IE6만 10여년 째 사용해온 사람들은 브라우저 창 안에서 여러 개의 웹 페이지가 같이 열릴 수 있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검색 결과가 새 창으로 뜨는 네이버 검색의 경우에는 새 탭으로 열린 페이지를 보고 나서 무심결에 파이어폭스 창을 통째로 닫아버린다. 그런 다음 네이버 검색 결과가 표시되어 있어야 할 창을 찾아서 해메게 된다. 탭 브라우징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브라우저 사용은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그 이후에 IE7이 나오고, 이 때 부터도 탭 브라우징이 적용이 되었지만 IE7의 탭 브라우징 기본 설정은 링크가 새 창으로 뜨는 것인데, 큰 맘먹고 추가한 기능을 굳이 설정을 바꾸지 않으면 '일반 사용자'들은 경험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IE8로 넘어와서는 탭으로 열리는 것이 새로 바뀌었는지 아니면 IE7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는지는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다. 어쨌거나 탭 브라우징에 대한 사용자들의 교육이 조금 필요할 듯 하다.
음... 생각해보니 저건 꽤나 괜춘한 포스팅 거리가 될 듯 하다.
두 번 째 이유는 '겁나 빠르고 좋은' 브라우저라고 침을 튀겨가며 설치해주었지만 '별로 빠르지 않다'라는 차가운 대답을 듣는 경우다. 이 경우에도 보통은 가차없이 그냥 버리는 (아마, 프로그램을 한 번도 삭제해 보지 않은 '일반 사용자'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게 다반사였고.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은 흔히들 말하는 '우리 나라 웹 환경'에 기인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가 플래시로 떡칠이 되어있는데 (그마저도 무시 무시한 초당 200프레임 무비!), 파이어폭스용 플래시 플러그인은 보통 IE용 플러그인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최근 들어서는 그 갭이 많이 줄어든 것 같은데 한 3~4년 전만해도 '버벅이는 플래시 배너'를 파이어폭스에서 많이 볼 수 있었으니까.
아무튼 IE6를 버리고 최소 IE7, 혹은 그 이상의 브라우저들로 많은 이들이 갈아타면 탈 수록 이번 DDoS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일어나더라도 그 피해규모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뭐 항간에는브라우저 업그레이드 운동도 하고 배너도 달고 하는 것 같던데, 사실 그런 소극적인 방법보다는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더 좋다'고 침을 튀겨 가면서 홍보하는 건 '일반 사용자'님들의 귀에 들어가 박힐 일이 절대 없을테니까, "요즘 나오는 브라우저"가 IE6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건지 적극적으로 알려보는 운동을 벌이는게 어떨까?
IE6는 단순히 '구형브라우저이기 때문에' 혹은 '개발자들의 효율을 위해' 버려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안전한 인터넷 사용을 위해' 버려져야 할 것이고, 그 일차적인 책임은 MS보다는 우리 정부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인터넷 = 네이버'라는 인식을 만들만큼 거의 국내 인터넷을 다 먹어버린 네이버도 그 책임을 어느 정도는 같이 통감하고 앞장 서서 브라우저 전환 운동을 벌여주어야 할 것이다.
사실 위에서 유튜브의 IE6 지원 중단에는 매우 반갑고 기대를 걸어본다고 말했지만, 국내 '일반 사용자'들에게 씨알이 먹히리라고는 솔직히 생각하지 않는다. 여태 정부(정통부)는 액티브엑스 보존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왔고, 또 그만큼 비웃음도 많이 사지 않았나. 시간은 그대로 흐르고 흘러,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도, 정통부도 기다려쥦 않기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할 상황이 드디어 온 것 같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부는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브라우저 전환 운동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말을 해도 들을 정부도 아니거니와, 아마 이번 DDoS 사건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써먹지 못해서 그것만 아까울 따름일테니 그저 실소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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